진이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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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구원사를 지금까지 논해 온 바울은 33-36절에서 깊은 찬탄과 감격으로 그의 긴 논증을 끝맺습니다. 이미 개인적인 구원론을 뚜렷이 결론지은 바 있는(참조, 롬 8:31-39) 바울은 이제 전 인류의 구원사에 대한 논의를 마치면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이 찬양의 내용은 하나님의 신비로운 주권에 관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결코 추측할 수 없는 깊은 경륜으로 인류를 구원하십니다. 그는 만물의 근원이요, 방법이요, 또한 목적입니다. 이제 본문을 중심으로 그러한 영광의 하나님이 지니신 모습을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1. 지식과 지혜가 부요하십니다.
   1)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은 깊습니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33절). 여기에서 '깊도다'라고 하는 말은 감탄사로서 두 가지 뜻을 갖습니다. 하나는 분명히 있기는 하나 우리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며, 또 하나는 확실하기는 하나 우리가 알기에는 좀 어렵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이 전부가 아니라 더 크고 확실한 것이 있다는 뜻입니다. 사랑이 아닌 것 같았는데 그것이 사랑이었으며, 능력이 아닌 것 같았는데 그것이 하나님의 능력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알기에는 깊고 깊어서 한동안은 알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깊은 진리는 깊은 경지에 들어가야 알 수 있습니다.

   2)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은 부요합니다.
   '지혜와 지식의 부요함이여.' 바울은 하나님의 능력보다는 그의 지혜와 지식을 더욱 찬양합니다. 인간으로서는 측량할 수 없고 감당하기 어려운 하나님의 지혜를 높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에 있다고 믿는 것이 바울의 큰 신앙이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이 부요하신 지혜와 지식으로 우주를 운행하시고 통치하십니다. 그리고 만물을 주관하시고 섭리하십니다.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가 결정적으로 나타난 것이 십자가입니다. 세상 사람이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인 십자가가 하나님의 지혜를 담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당시 어느 누구도 그것이 하나님의 지혜임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만약에 하나님의 깊으신 뜻을 깨달았다면 유다의 배신도, 유대인의 죄악도 없었을 것입니다. 바울은 이 지혜를 깨닫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바울도 이 지혜를 깨닫지 못했을 때에는 예수 믿는 자를 핍박하고, 죽이기 위해서 힘을 기울였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 지혜를 깨달은 바울은 자신의 자리에서 머물러 있을 수 없었으며,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위하여 목숨을 내걸고 복음 전파에 최선을 다했던 것입니다. 그가 깨달은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지혜는 온 인류를 구원하고도 남을 만큼 부요합니다.

   2. 하나님은 스스로 모든 일을 결정하십니다.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았느뇨 누가 그의 모사가 되었느뇨'(34절). 이 말씀은 바울이 사 40:13을 인용한 것으로써 그가 성경을 잘 알고 원칙적으로 이 말씀에 동의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인간을 위한 하나님의 구속을 비롯한 섭리하시는 계획은 하나님께만 속해 있습니다. 하나님은 지음 받은 어떠한 존재와도 그의 비밀스러운 경륜을 나누시지 않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아무와도 의논을 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그가 밝히시기 전에는 아무도 그의 뜻을 알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가르친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사야 선지자는 '그가 누구로 더불어 의논하셨으며 누가 그를 교훈하였으며' (사 40:14)라고 반문했습니다. 인간이 하는 어떠한 조언도 하나님의 계획을 개선시키거나 변경시킬 수 없었고 하나님께서 그의 목적을 수행하시는 데 도움이 될 수 없었습니다. 인간은 그 세대에서만 존속하고 마는 작은 지식 체계를 가지지만 하나님께서는 그의 거대한 계획을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동시키십니다(참조, 창 15:13, 14; 출 12:40, 41). 하나님은 지상 최고이시며 인간의 지혜나 지식에 관계없이 당신의 계획이 완수될 때까지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시고 그만이 영광을 입으실 것입니다.

   3. 만물의 근원이십니다.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도 돌아감이라'(36절). 모든 세대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자비로우신 목적은 그것이 완성되었을 때 그 목적을 지으신 분의 영광을 밝혀 줄 것입니다. 본문은 바로 하나님이 만물의 근원이요 목적임을 밝혀 주는 중요한 구절입니다. 하나님은 제일의 원인이요 시간을 통해 흐르는 은혜의 수원지이십니다. 또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목적들이 생겨나는 것은 하나님만이 갖고 계신 능력입니다. 모든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 일이 완성될 때까지 그것을 계속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모든 일이 마친 뒤에 그 일에 참여시킨 그의 구속 백성을 찾으실 것입니다. 그래서 우주는 하나님 안에서 화목 되고 화평한 가운데 모든 천지의 주재이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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