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서 4, 5장에는 일찌기 지구상에 있었던 가장 강한 왕들 중에서 두 왕에 관한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4장에는 느부갓네살 왕이 본 이상한 나무에 대해서 나오고, 5장에는 벨사살 왕의 교만과 죽음이 나옵니다. 느부갓네살은 강대한 바벨론 제국을 자랑하며 교만하여 그의 권세가 꿈속에서 본 '땅의 중앙에 선 나무'처럼 그 고가 높고 하늘에 닿았고, 그 가지는 땅 끝에서도 보일 정도로 커졌습니다. 그러나 '한 순찰자, 한 거룩한 자가 하늘에서 내려와 그 나무를 베고 그 가지를 찍었'습니다. 그것은 그의 권세가 꺾이고 교만이 무너질 것임을 예고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느부갓네살은 '권세를 빼앗기고 쫓겨나서 들짐승과 함께 거하며 소처럼 풀을 먹으며 이슬에 젖으며' 짐승처럼 지냈습니다. 그 후 그는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와 하늘의 참되고 유일하신 하나님을 믿고 겸손해져 그의 나라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4:26). 그러나 벨사살 왕은 그 교만의 도가 지나쳐 회개할 줄 모르고 거룩한 하나님을 업신여겼으므로 메대 사람 다리오에게 죽임을 당하고 나라를 빼앗겼다는 것입니다.
1. 벨사살은 하나님의 기명으로 술을 마셨습니다.
'벨사살이 술을 마실 때에 명하여 그 부친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전에서 취하여 온 금, 은 기명을 가져오게 하였으니 이는 왕과 귀인들과 왕후들과 빈궁들이 다 그것으로 마시려 함이었더라'(5:2). 그는 같은 연회석에 ' 왕후들과 빈궁들'도 함께 참여시켜 술을 마셨습니다. 이 사실은 벨사살 왕의 시대에 바벨론이 얼마나 도덕적으로 타락해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고대 동양 세계에서는 왕의 연회에 여인들이 참여할 수 없게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벨사살은 선대왕인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해 와서 '신의 보고'에 두었던 하나님의 전 기구를 유흥을 위해 내어다가 그것에 술을 부어 마시며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의 선대왕들이 아무도 감히 손을 대지 못했던 것입니다. 참으로 불경스런 행위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 불경은 강대국의 왕이라는 교만함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그는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아니, 그 사실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옳을 것입니다.
2. 그들은 술을 마시며 우상을 찬양했습니다.
'무리가 술을 마시고 그 금, 은, 동, 철, 목, 석으로 만든 신들을 찬양하니라'(4절). 하나님의 성전의 기명으로 술을 마시는 것도 중죄이거늘 그들은 술을 마시고 온갖 쇠붙이나 나무와 돌로 만들어진 우상들을 찬양했습니다. 그것은 살아 계신 하나님을 모욕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직접 모독하는 행위보다 더 사악한 행위로서 그 행위 배면에는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는 상대적으로 쇠붙이나, 돌, 나무로 만든 우상보다 못하다고 깔보고 무시하는 심리가 깔려 있는 것입니다.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타락한 자들의 결국은 이처럼 우상 숭배로 나타납니다.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3. 그때 하나님의 심판의 계시가 전달되었습니다.
'그때에 사람의 손가락이 나타나서 왕궁 촛대 맞은편 분벽에 글자를 쓰는데 왕이 그 글자 쓰는 손가락을 본지라'(5절). 바벨론 왕궁의 분벽에 나타난 글자를 쓴 손가락은 신성 모독과 우상 숭배를 일삼는 교만한 왕에 대한 심판의 선언이었습니다. 마치 TV 화면에 그래픽으로 그려지는 글자처럼 사람도 없고 실체도 없는데 손가락만 나와 만인이 보는 앞에서 글자를 써 간다면 과연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교만한 벨사살 왕도 그 손가락을 보자, '즐기던 빛이 변하고 그 생각이 번민하여 넓적다리 마디가 녹는 듯하고 그 무릎이 서로 부딪쳤다'(6절)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뜻을 풀기 위해 갈대아 술사와 점장이와 바벨론 박사들을 불러왔으나 아무도 그것을 해석하는 자가 없었습니다. 성경에 보면 오직 한사람, 다니엘만이 그 글을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4.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그 뜻을 해석하건대 메네는 하나님이 이미 왕의 나라의 시대를 세어서 그것을 끝나게 하셨다 함이요 데겔은 왕이 저울에 달려서 부족함이 나타났다 함이요'(26, 27절). 메네는 '세다'는 뜻입니다. 즉 벨사살 왕의 시대를 세어 보니 그 시대가 끝났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왕의 운수가 다한 것이요, 나라의 사직이 끝났다는 것입니다. 데겔은 '무게를 달다'라는 뜻입니다. 벨사살 왕은 그의 죄악과 교만함으로 인하여 왕의 자격이 모자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나라는 나뉘어져 메대와 바사에게 준 바 되고(우바르신), 벨사살은 그 날 밤에 메대 사람 다리오 장군에게 죽임을 당하고 바벨론도 망하고 말았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하나님의 공의로운 지배 법칙을 읽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