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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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이 있다는 것  


사람들은 자신의 생애 가운데 고통이 없기를 바라지만 고통은 삶의 구석구석에 곰팡이처럼 끈질기에 달라붙어 있다.

때로는 고통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고 살다가도 불현듯 삶의 중심에서 아주 가까이 존재하는 고통을 발견하며 놀라곤 한다.


사람은 작은 고통이 따를 때 더 큰 고통을 예감한다. 그것은 아마도 죽음에 대한 공포가 가져다 주는 고통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고통을 통해 죽음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고통의 끝에 죽음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때그때 마다 상기하며 사는 것인지 모르겠다.

만일 고통이 고통으로 끝난다면 인간존재는 얼마나 불행하고 비참한 존재인가?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고통 없기를 바라지만 고통이 사람에게 요구하는 것은 그 반대인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통을 피해 보려고 발버둥친다.

그런데 주님은 오히려 고통의 길인 인간 세상에 오셨다.

고통에 대한 해법으로 고통의 길을 선택하신 것이다.


그분이 보여 준 '대신 짊어 짐'의 방법을 통해 우리는 고통이란 것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의미를 새로이 하고 전혀 다른 차원으로 고통을 보게 되었다.

고통은 그것을 통해 죽음을 예감하기도 하지만 존재를 자각하는 여러 방법 중의 하나이기도 한 것이다.

고통의 끝에 죽음이 기다린다고만 생각하였지만 실은 죽음을 뛰어 넘어 참 생명에 이르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그것을 아는 자들은 고통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줌으로 고통을 환희로 받아들일 줄 안다.

그러므로 고통이 있다는 것 그것은 생명있음의 증거이며 생에 허락된 신의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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