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늘이

신명기 개관

2014. 10. 2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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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개관


1. 명칭


 신명기의 히브리어 이름은 신1:1에서 따온 !yrbdh jla(엘레 하데바림; 이는…말씀이니라)이다. 이렇게 성경의 첫 글자에서 책의 제목을 따오는 것은 히브리인들의 관습이었다. 칠십인역(LXX)에서는 Deuvteronomion(듀테로노미온, 두 번째 율법 수여)이라고 칭하였는데, 이는 신명기의 대부분이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에 포함된 내용을 재진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 볼 때 신명기는 율법의 반복이다. 모세는 자신의 지상 생애의 마지막에 이르러 이스라엘의 총회를 소집하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여호와의 '언약의 백성'으로서의 그들의 의무와 자세에 대하여 그르친 설교 양식의 문서가 신명기인 것이다. 한글로 번역된 신명(神明)이란 말은 '마음에 새기다'라는 뜻으로서 신6:6의 "오늘날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라는 말씀 가운데서 찾아볼 수 있다. 신명기는 광야에서 진멸해 버린 옛 세대에게 주어진 율례를 새롭게 탄생된 새 세대에게 주기 위하여 모세가 가나안에 입국하기 전 모든 새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강론한 율법의 기록이다(신29:10-13).


2. 저자


 신명기의 저작자는 모세이다. 이를 증거하는 내증과 외증이 있다. 내증으로서는 성경 자체가 증거하고 있으며(신1:5 신31:9,24 삼하2:4 삼하8:53 왕하14:6 왕하18:12), 예수님도 신명기가 모세의 저작임을 인정하셨다(막10:3-5 요5:46,47).

 신약에서는 약 100회 정도 신명기가 언급되고 있으며, 전승은 한결같이 모세의 신명기 저작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 점은 다음에서 제시한 오경의 고대성 문제를 통해서도 증명된다.


3. 오경의 고대성 문제


 모세의 오경은 주전 1400년경의 작품인가? 아니면 주전 600-400년경의 작품인가? 언어, 종교 의식, 풍습, 언약 체결 양식 등의 측면에서 간단히 살펴보면 신명기와 오경의 고대성이 드러난다.


 1) 언어

 우가릿(B. C. 1300년경), 마리(B. C. 1800년경), 에블라(B. C. 2400년경)의 기록들이 이미 모세 시대 이전부터(아브라함 시대 이전에까지) 언어의 발달과 문학 활동이 활발하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마리(Mari), 에블라(Ebla). 누지(Nuzi)의 문서들에서 나타나는 이름은 성경의 인물들과 이름이 비슷하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유사한 이름들을 우리는 고대의 문서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2) 종교 의식

 최근에 발견된 에블라의 신전과 제사 제도는 이스라엘의 그것과 매우 닮았음을 볼 수 있다. 제사 의식과 제사장 제도 등도 유사한 점이 많다. 이는 고대의 제의 풍습이 어느 정도는  유사하였다는 점을 보여 준다.


3) 풍습

 오경에 나타나는 풍습이 마리와 누지의 풍습과 유사점이 많다.

 ① 양자법: 양자를 택한 후에 본처에게서 득남하였다면 본처의 아이에게 상속한다(아브라함이 엘리에셀이라는 양자를 택하였지만 이삭에게로 상속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예이다).

 ② 결혼법: 아내에게서 자식이 없으면 아내의 여종을 통하여 자식을 얻고 그 자식은 여주인이 받아 키운다(야곱의 경우에 빌하와 실바를 첩에게서 난 아들들이 그 여주인의 아들로 인정된다).

 ③ 가문의 종주권: 나쉬리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본 아들이 드라밀을 상속한다는 것은 가문의 종주권을 행사한다는 뜻이다(라헬이 라반의 드라빔을 훔친 이야기).

 ④ 장자의 상속권: 북시리아 지방의 문서에서는 아버지가 맏아들이 아닌 다른 아들에게로 임의 상속이 가능하다(므낫세와 에브라임의 상속권이 야곱에 의하여 바뀜). 신21:15-17에서는 이에 대한 경고의 문구가 나온다. 이는 이 제도의 성행과 그로 인한 페단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이전에는 근동 지방의 관습을 성경의 풍속이 좇아갔다는 것을 암시한다.


4. 신명기의 전체적인 성격: 새 세대와의 언약 체결


 신명기서의 배경은 40년간의 광야 생활이 끝나고 이제 막 가나안에 들어가기 직전인 모압 평야이다. 그런데 시내산에서 이곳까지의 길은 열하룻 길(신1:2)에 불과하다. 반면에 이스라엘 백성은 시내산에서 율법을 수여 받은 뒤 무려 40여 년이나 걸려 지금에서야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그 이유는 12정탐꾼의 보고를 듣고 올라가기를 즐겨 아니하고 하나님의 명을 거역하여 원망했기 때문이었다고 모세는 지적하고 있다(신1:26). 결국 그 불순종의 세대는 여호수아와 갈렙 그리고 아론의 아들 엘르아살을 제외하고는 모두 광야에서 멸절당하고 만다. 왜냐하면 불순종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약속의 땅 가나안은 곧 안식의 땅이었다. 광야에서의 여행 생활이 종식되는 곳이 가나안이라고 한다면 가나안은 곧 하나님께서 주신 안식의 증표인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순종하기를 거부하는 자들에게 그 안식이 주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불신앙의 옛 세대가 모두 죽은 뒤에 비로소 가나안을 향한 진군의 깃발이 올려지게 되는 것이다(신2:14-25). 하나님은 이 여호와의 군대에게 승리의 확신을 주신다. 왜냐하면 그들이야말로 진정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가야 할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이다.

 지나간 40년을 회고하며 모세는 비로소 현 세대의 이스라엘에게 신명기를 주는 목적을 밝혀 말하고 있다. "이스라엘아 이제 내가 너희에게 가르치는 규례와 법도를 듣고 준행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살 것이요 너희의 열조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서 그것을 얻게 되리라"(신4:1). 즉 여호와의 명령과 율법을 준행하여야만 눈앞에 보이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 살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모세는 그들에게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살 것과 십계명을 강론한다(신4:15-40). 그리고 이상을 요약하여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6:5)고 인을 치고 있는 것이다.


5. 신명기서가 주는 교훈


 출애굽은 애굽의 오랜 속박으로부터 하나님의 백성이 해방됨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하나님의 나라의 출범을 알리는 쾌거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비록 한 나라였지만 영토도 체제도 아직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시내산 언약을 통하여 나라의 기초 체제가 제시되었지만 패역한 세대는 그 체제에 따라 살기를 거부하였다. 신명기는 광야 생활을 통하여 살아남은 세대와 맺으시는 하나님의 새로운 언약의 성립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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