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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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주일 예화 - 흉내내도 좋은 효도


옛날에 임금님이 시골로 행차하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가까이에서 임금님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 지금처럼 사진도 많고, 텔레비젼도 많으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옛날에는 실제로 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가까이에서든 먼데서든, 모두들 임금님이 행차하실 길가로 모여들었다.


한편, 멀리서 이 소식을 들은 한 할머니가 있었다. 자리에 누워 거동이 불편한지라, 이 노인이 아들에게 부탁했다. “얘야, 나 말이다 임금님 얼굴 한 번 뵈었으면 좋겠구나.” “예, 그렇게 하시지요.” 효자 아들은 아무 망설임 없이 대답하고는 어머니를 업고 70리 길을 걸어서 임금님 행차하시는 길까지 왔다. 제 어머니를 아기 업듯이 단단히 받쳐 업고서, 어떻게든 어머니가 임금님 얼굴을 가까이 볼 수 있도록 애썼다.


임금님이 지나가다가 이 모자(母子)의 모습을 보았다. “멈춰라!” 그리고 아들에게 물어 보았다. “어떻게 된 사연이냐?” “어머니가 임금님을 뵙고 싶다 하셔서 제가 모셔 왔습니다.” “참으로 효자로고,” 임금님은 그 자리에서 효자 아들에게 상을 후하게 주었다.


이 소문이 퍼지자 다른 마을의 아주 못돼먹기로 소문난 불효자는 배가 아팠다. 그래서 안가겠다는 제 어머니를 강제로 업고, 임금님이 행차하실 길목에 가서 떡하니 서 있었다.


역시나 임금님이 이 모습을 보고 흐뭇해했다. “이 근방에는 효자도 많구나. 기특한 일이로고, 너는 무슨 사연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왔느냐?” 불효자는 효자의 말을 그대로 흉내내어 아뢰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동네 사람들이 “아닙니다, 임금님. 저놈은 흉내를 내는 것입니다”라고 일러바쳤다.


이 말을 들은 임금님은 껄껄 웃으면서 대답했다. “흉내라도 좋아. 효도를 흉내내는 것은 좋으니라.” 그리고 불효자에게도 상을 후하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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