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상칠언 (1)
말씀 : 누가복음 23:23-34, 요한복음 19:26-27
십자가의 도 열 네번째 시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기까지
십자가상에서 일곱 마디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과거를
회상하며 유언을 남기듯이 예수님께서도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셔서
운명하시기 전까지의 모든 일을 회상하여 종합적인 것을 일곱마디 말씀에 담으
신 것입니다. 이를 가상칠언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 세마디 말씀에
대해 증거하겠습니다.
1. 제 1 언 :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
이니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상에서 처음으로 하신 말씀이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
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라는 중보기도였습니다. 여기서
저희란 당시 예수님을 핍박하고 십자가에 못박으며 희롱하는 자들 뿐만 아니
라 죄인된 우리 모두, 앞으로 예수님을 구세주로 영접하지 아니하고 어두움
가운데 행할 온 인류를 지칭하여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도 처음부터 주님
을 영접하여 진리가운데 살아온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어두움
가운데 살므로 빛을 싫어하고 의인이 싫어하며 진리를 싫어합니다. 그래서 우
리의 죄를 대속해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빛되신
예수님을 싫어하여 십자가에 못박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아버지께 그들이 진리를 알지 못하여 죄를 범하였으니 용서해 달라고 사랑의
간구를 하셨던 것입니다.
마태복음 5:44-45을 보면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
의 아들이 되리니" 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성령
을 받아 빛 가운데 살려고 하면 어두움을 주관하고 있는 원수마귀는 싫어하여
어둠 속에 사는 사람들을 통하여 방해하며 핍박을 합니다. 또한 전도하면 오히
려 조롱하고 핍박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는 진리를 알지 못하므로 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여 선 가운데 행하며 세상과 구별되이 살아가야 하는지
를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모든 자들을 불쌍히 여기고
"하나님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옵소서. 그리고 영안을 열어 주셔서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영접하여 우리와 같이 천국에 갈 수 있도록 축복해 주옵
소서." 라는 사랑의 간구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자녀들은
나에게 선을 베풀고 인정해주는 사람뿐 아니라 나를 핍박하고 괴롭히는 자들도
사랑의 마음으로 용서하고 축복의 기도를 해주므로 그들도 구원에 이르도록 도
와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축복의 기도를 해주라는 것은 아닙니다. 히브
리서 6:4-6을 보면 "한번 비췸을 얻고 하늘의 은사를 맛보고 성령에 참예한
바 되고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보고 타락한 자들은 다시 새
롭게 하여 회개케 할 수 없나니 이는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박아 현저히 욕을 보임이라"고 하였고 히브리서 10:26-27에도 진리를 알면서
짐짓 죄를 범하면 다시 속죄하는 제사가 없고 오직 맹렬한 불인 사망의 심판만
이 기다린다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2. 제 2 언 :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혔을 때 두 행악자도 함께 매어달려 있었는데 그
중 한 편 강도가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생각하소서"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고 대답하셨습니다. 이 말씀 안에는 많은 영적인 뜻이 담겨져 있으므로 우리
는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인 천국은 침노를 당하며 행한 대로 갚아주고 심은 대로 거두
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얼마나 믿음을 가지고 죄를 피흘리기까지 싸워
버리며 영적인 사람이 되었느냐에 따라서 거하는 처소와 영광이 달라지며 상
급이 달라집니다. 이 땅에서 행한대로 영광이 달라지고(고전 15:41-42), 요한
복음 3:6에 성령으로 영을 낳는다 했으니 얼만큼 영적인 사람이 되었느냐에 따
라 천국에서의 처소가 다르게 되는 것입니다. 청년이 장년과 마음껏 어울리지
못하는 것과 같이 바로 그런 맥락에서 천국이 분류되어 있다는 뜻입니다(고후
12:2, 왕상 8:27, 시 148:4, 요 14:2). 본문에 나오는 강도는 죽음 직전에
회개하여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을뿐 이 땅에 사는 동안 천국에 들어가기 위하
여 행한 것이 없습니다. 죄를 싸워버린 것도 아니요, 사명을 감당한 것도 아니요,
주님의 이름으로 충성 봉사한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상급이 없는 낙원
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는 왜 강도와 같이 낙원에 있으리라고 하셨습니까? 이는
예수님께서 낙원에만 계시겠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만왕의 왕
이요, 만주의 주가 되시므로 어느 곳에나 차별없이 함께 계시며 다스리십니다.
그래서 천국 어디에나 계시듯 낙원에도 함께 계신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는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고 말씀하셨는데 여기서 '오늘'이란
십자가에서 운명하신 그날, 금요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회개한 강도가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으니 오늘 이후로 자신이 어느 곳에 있든지
하나님의 자녀가 된 강도와 함께 하실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박혀 운명하신 그날에 낙원에 가신 것이 아니라 음부에 가셨다는
성경의 기록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태복음 12:40을 보면 "인자도 밤낮 사흘을 땅속에 있으리라" 했고, 에베소서
4:9을 보면 "올라가셨다 하였은즉 땅 아랫 곳으로 내리셨던 것이 아니면 무엇이
냐"고 했습니다. 공의롭고 사랑이 많으신 주님께서는 음부에 가셔서 옥에 있는
영들에게 3일간 복음을 전파하셨던 것입니다(벧전 3:19).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시기 전인 구약의 사람들이나 복음이 들어오기 전 이 땅의 사람들 중에
는 창조주 하나님을 마음 속에 인정하고 선하게 살아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영혼은 사후의 심판이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양심이 증거하여
선을 좇아 살아가게 됩니다(롬 2:14-15).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자들이 죽은 후
에 가는 옥에 내려가셔서 스스로 자신을 증거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천하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외에는 구원얻게 할 다른 이름이 없기 때문에 옥에
있는 영들이 구원에 이를 수 있도록 자신을 증거해야 했던 것입니다.
3. 제 3 언 :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보라, 네 어머니라"
예수님께서는 이 세번째 말씀을 통해 주님을 믿는 하나님의 아들 딸들은
모두가 한 형제임을 십자가 상에서 선포하셨습니다. 여기서 아들이란 예수님
자신을 나타내시는 것이 아니라 요한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을 슬퍼하고 있는 마리아에게 앞으로 요한을 아들로서 여길 것과 요한
에게는 마리아를 어머니와 같이 섬기라고 부탁하신 것입니다.
요한복음 19:25-27을 보면 "예수의 십자가 곁에는 그 모친과 이모와 글로바
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가 섰는지라 예수께서 그 모친과 사랑하시는
제자 요한이 곁에 섰는 것을 보시고 그 모친께 말씀하시되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하시고 또 그 제자에게 이르시되 보라 네 어머니라 하신데
그 때부터 그 제자가 자기 집에 모시니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본문에
기록된 '모친'이라는 단어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요한복음의
기록자인 제자 요한이 자신의 관점에서 본 것입니다. 왜 예수님께서는 자신
을 낳아준 마리아에게 어머니라고 하지 아니하고 '여자여'라고 불렀을까요?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실 때에 동정녀
마리아의 몸을 빌어 성령으로 태어나셨으므로 육적으로는 마리아가 어머니가
될 수 있겠으나 영적으로는 어머니라 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구세주가 되시
는 예수님께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하나이시며 창조주 자체가 되시는데 어찌
그의 어머니가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인자로서 말씀
하실 때는 육적으로 낳아주신 동정녀 마리아가 계시나 부활하셔서 우리의
구세주가 되셨을 때, 곧 창조주 하나님의 위치에서는 어머니가 될 수 없기
에 이러한 맥락에서 어머니라 하지 않고 '여자여'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성경을 상고해 보면 예수님께서는 공생애를 시작하신 후에는 마리아를 어머니
라고 부르지 아니하셨는데(요 2:1-11) 공생애를 마감하는 자리에서도 마리아
에게 '여자여'라는 호칭을 사용하여 구세주로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증거
하셨습니다. 육적으로 자신이 잉태하여 낳은 아들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어가고 있으니 마음이 찢어지는 고통을 당하고 있는 마리아를 위로하시며
또한 사랑하는 제자인 요한에게 어머니처럼 섬기라고 부탁하시며 어머니에게
는 아들처럼 여기라고 하셨습니다. 즉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하나님의 자
녀들은 혈육관계를 벗어나 하늘나라에 시민권을(빌 3:20) 가진 천국백성이라
는 소속감을 분명하게 깨우쳐 주고 계신 것입니다.
마태복음 12:46-50에도 보면 "... 누가 내 모친이며 동생들이냐 하시고 손을
내밀어 제자들을 가리켜 가라사대...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고 하여 소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늘에 시민권이 있는 하나님의 자녀들은 빛 가운데 행하
므로 믿음이 자라날수록 하늘나라에 대한 소속감이 분명해져서 예전에는
내 핏줄의 형제가 더 사랑스럽고 좋았으나 차츰 믿음의 형제가 사랑스러워
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빛 되신 하나님을 좇아 빛 가운데 거하게 되니
어두움 가운데 거하는 세상 사람들과는 구별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면 영원한 형제와 자매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참 부모와 형제 자매가 누구인가를 분명히 알아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치 아니
하여 사망의 길로 가고 있는 자들을 전도하는데 힘써야 하겠습니다.